♬있는風景

그곳에는 웃는 부처가 있다

진 란 2009. 4. 28. 13:47
그곳에는 웃는 부처가 있다
[해월정사] 성철 스님의 흔적 찾아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화를 내면 악마되고 기쁘면 부처님이 된다 ?


'해월정사'라는 절 이름은 성철스님께서 직접 지으셨다고 한다. 넓고 푸른 해운대의 바다와 해운대의 아름다운 달빛의 불지를 의미한다고 해서 해월정사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성철스님은 입적하셨지만 여전히 짙게 남아있는 생전의 흔적을 찾아 많은 신자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청사포 소재, 해월정사는, 해운대의 명소가 됐다. 생전 성철 스님이 해월정사에 남긴 여러 메모와 논문, 일기 등 무려 300여점의 친필 유고(遺稿) 모음과 스님의 유품이 전시되고 있는, '봉훈관'이 년전에 설립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불(佛)이란, 석가의 이름이기도 하나, 하늘의 대기 허공을 말한다. 이를 무라 이름 짓는다. 이를 불(佛)이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성철 스님이 잠시 머문 그곳.


 
성철스님의 유고 모음들은 대부분, 스님이 해우소(解憂所)에서 갑자기 떠오른 단상을 휴지, 달력, 종이 뒤쪽에 적어놓은 글이나 불교 경전에 대한 소개, 한국 불교에 대한 개인적 고뇌를 적은 내용들이다. 성철 스님은 불교의 핵심 원리 '윤회'를 이해 설명하는, 정신과학에도 조예가 높으셨다고 한다.

성철 스님의 맏상좌였던 천제 스님께서는 매달 음력 초사흘 법회에서 성철 스님의 메모를 한 장씩 복사해 신도들에게 나눠주며 법회를 2년 가까이 열고 있다. 이 때문에 신도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법회에 참석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탱화가 없는 그 절


 
대개들 절을 찾는 마음은 구도의 염원만은 아닐 것이다. 불교를 믿거나 안 믿거나, 대개 좋은 경개(景槪)를 찾아, 자신이 잃어버리고 사는 고요한 마음의 절 한 채를 만나기 위함은 아닐까.

'해월정사'는 성철 스님이 한 때 몸이 아프실 때 이곳에 와서 회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전국에서 불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절은 작지만 결코 작지 않는 큰 스님의 자리를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살아서 죽은 죄의 값만큼, 업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내의 존재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기에 죄를 서슴치 않고 짓는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불타의 보배와 비밀은 그 가르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대각할 때에 체험한, 말로 표현할 수 없고 가르칠 수 없는 그 곳에 있다.-'헤세'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들을 속여서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치고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도
그 한이 만갈래나 되는데
둥근 수레바퀴 붉음을 내뱉으며 푸른산에 걸렸다.

'성철스님'의 <임종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있는 듯 하나 없고 없는 듯 하나 있다.


 
유명한 '임종게'를 남긴, 큰 스님이 잠시 머물다 떠난 자리지만, 그 자리는 향을 싼 한지처럼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는 정신적인 장소가 되고 있다.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의 소리에 이끌려, 법당 안으로 들어가 성철 스님 사진 앞에 합장하고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숙이다 보니 절로 엎드려 삼배를 하게 된다.

오만했던 이기심과 물질의 욕망에 점점 마음의 눈이 침침해져 내가 누구인가를 잊고 사는 삶에서 벗어나 잠시 절 마당의 거울처럼 환한 연못을 들여다본다. 수십 마리의 비단 잉어들이 물비늘을 반짝이며, 그 누구도 서로 길을 막지 않고 잘 비켜주며 각자의 길을 유영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절 마당 한 구석에서 웃는 그 부처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공(空)이기 때문에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인터팬> 타우루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