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風景

제비는 사랑이다 봄이다

진 란 2009. 4. 13. 07:47

 

 

내 삶이 길 위에 있을진대
내가 어느 스승을 찾으랴
길이 내 어버이, 길이 내 스승이매
이 길 위에서 나고 죽어서
길이여 길이여 내 길이여


-고운[화엄경]중

 

 

사랑이란 생각의 분량이다

출렁이되 넘치지 않는 생각의 바다

눈부신 생각의 산맥

슬플 때 한없이 깊어지는 생각의 우물

허형만의 <사랑론> 中

 

 

 


외등 

                                김중일


당신은 어느 날 예보도 없이, 가슴속에 두근거리고

있는 램프를 꺼내들고 내게로 와 서, 사랑한다고

말했다.

캄캄한 구름방패 뒤에서 신의 백만대군이, 기관총

하나씩 척 어깨에 걸고 빗방울 총탄을 무자비

하게 퍼붓는, 밤이었다.

당신은 이 비가 시작된 먼 곳에서부터, 아스팔트

위로 이어진 도화선을 따라 물꽃을 튀기며 내 한가운데

로 타닥타닥 타들어오고 있었다. (중략)

-매일경제2007년5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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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말리기

               전 동진



立夏를 지나고 있습니다.

마음 위로 또 한 마음이 포개지듯

봄날에는 中茶를 냅니다.

다관에 물을 반 넣고 찻잎 띄워 마음 마저 붓습니다.


비 듣는 창가에는

茶 내어 준 빈 잎들이 여러 날 물기를 부리지 못한 채,

“말려서 어디 쓰시게”

사람들 안부도 한 겹 陰鬱로 내립니다.


베갯속으로 쓸 생각입니다.

한 삼년, 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이태쯤 더 모으면,

무명 베갯잇 당신 몸 마냥 부풀기도 할까

뒤척일 때마다 소삭, 소삭 우러나올 이야기들......


오늘처럼 해 질듯 젖은 날들도 벙긋 미소로 몸을 풀고

그 아슴한 봄날과 여름 냇가,

조계산이 이고 있던 흰 눈과 채석강의 노을까지

한 톨씩 한 줌씩 풀려 나와

세월의 아지랑이 흰 머리카락도 타고 올라

봄 햇살로 뛰노리라

그 밤에는 꼬박 당신을 만나리라


봄비가 사흘 째입니다

그만 오후에는 햇살이 들어줘야겠습니다.

  

 

 

 

 

 

남몰래 흘린 눈물이
두뺨에 흐르네...
네게로 향한 생각이
진정한 사랑이요
나홀로 갈구하는
바로 그 사랑일세
진정, 그대의 빛난 사랑 깨달았네.
깊숙이 숨긴 사랑과
남몰래 내는 한숨!...
나홀로 듣는 이 기쁨,
그대의 한숨소리!
나홀로 듣는 내 기쁨이라!
나홀로 듣는 내 기쁨이로다!
다시 없을 기쁨
생각할 때면, 내 가슴뛰네;
아!, 다시 없을 기쁨이여, 내 가슴 뛰네.

-사랑의 묘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