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風景
김삿갓의 방랑기
진 란
2009. 4. 2. 18:13
김삿갓의 방랑기

단천(端川) 고을에서 결혼을 한 일이 있었다. 젊은 청춘 남녀의 신혼 밤은 시간 시간마다 천금이 아닐수 없지않는가. 뜨거운 시간에 취해있었던 김삿갓이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 쓴 사람 처럼 먹을 갈고 그 좋은 명필로 일필휘지하니... 모심내활(毛深內闊) 필과타인(必過他人) 털이 깊고 안이 넓어 허전하니 필시 타인이 지나간 자취로다. 이렇게 써놓고 여전히 입맛만 다시면서 한 숨을 내쉬고 앉아 있었다.
신랑이 일어나는 바람에 원앙금침에 홀로 남아 있던 신부는 첫날 밤 부끄러움에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고 신부를 끌어안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문학적으로 표현해 놓았으니 유머도 이쯤 되면 단순히 음담패설이라고 하지는못할 것이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