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風景

신불산 묏등밭에서 주워온달 / 큰강

진 란 2008. 11. 16. 00:22

 

 

신불산 묏등밭에서 주워온달


베개를 꼭 껴안고 잠이 든다는 바람 지나간 자리가

외로움에 찌든 어눌한 미소를 피우며

“나비야, 샤량해.”

노란 고냉이 지 좋아하는 것은 어찌 알고

어정어정 배시시 실눈으로 오고 있다.


立冬바람 지나간 下陽臺 고개 위 억새밭

저녁 해 걸리고

뉘엿뉘엿 노을은 숨 가쁘게 타고 있는데

남으로 가을 산 반쪽 단풍이 곱고

북에는 낙엽 벗은 겨울 산이데.

개망초 쑥부쟁이 구절구절

구절초 꽃 피는 배냇길

바람 지나간 자리가 쏘는 쟁반자장 빈 그릇에

시월 열사흘 달 떠 오른다.


밝다. 바람 지나간 얼굴처럼 하얀 달

神佛山 묏등 밭으로 내려와

처녀귀신 몽달귀신 法水 춤으로 어우러진다.

 


 

♡ 바람 : 中風

   고냉이 : 고양이 경상도 사투리

   法水 : 佛法, 번뇌를 깨끗하게 씻어주는 물

 


출처 :시하늘 원문보기 글쓴이 : 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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